문학 이야기 53

친구

내가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처음 알게 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당시 58번이었던 나는 24번이었던 그 친구와 특별히 가까워질 계기가 없었지만 내가 실장을 하면서 현모양처 감으로 얌전하고 머리도 늘 직모로 찰랑댔고 어딘가 모르게 보호본능이 일만큼 가냘파 보였던 숙에게, 체격이 우람하고 곱슬머리에 건강한 나와 상반되어서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좋아하는 마음이 관심이 되고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러면서 생일 선물도 챙겨주게 되고 더 가까워졌고 2학년 3학년 때 다른 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친하게 지내며 서로 집에도 오가는 사이가 되었다. 고등학교 입학 무렵 추첨으로 학교 배정이 달라졌을 땐 나보다 숙이가 더 안타까워했다. 비록 다른 학교를 다녔어도 수시로 만났고 숙이 아파서 결석했다는..

문학 이야기 2021.04.24

메밀꽃 필 무렵 길을 따라서

길을 떠난다는 것은 언제나 설레는 일이다. 더구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이다. 그래서 매년 문인협회에서 가는 문학기행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전에 한 번 다녀온 곳이라지만 나는 초행인지라 기대가 자못 컸다. 소풍을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마냥 들떠서 손꼽아 기다렸던 날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하여 산에서 직접 채취한 영지와 짝꿍이 직접 내린 꿀을 넣어 생강과 함께 식혜를 미리 만들어 냉동 보관했다 해동하고 전날 누룽지를 만들어 서둘러 갔다. 시청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이미 착석하였고 하나 둘 버스에 오르기 시작하였다. 늘 그렇듯 한 명이 늦는 바람에 8시 40분에 출발하기는 하였으나 출발하면서 협회에서 준비한 김밥, 물, 과자봉지, 요구르트를 시작으로 남궁복..

문학 이야기 2021.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