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던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를 처음 알게 된 건 중학교 1학년 때였다. 당시 58번이었던 나는 24번이었던 그 친구와 특별히 가까워질 계기가 없었지만 내가 실장을 하면서 현모양처 감으로 얌전하고 머리도 늘 직모로 찰랑댔고 어딘가 모르게 보호본능이 일만큼 가냘파 보였던 숙에게, 체격이 우람하고 곱슬머리에 건강한 나와 상반되어서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결국 좋아하는 마음이 관심이 되고 친한 사이가 되었다. 그러면서 생일 선물도 챙겨주게 되고 더 가까워졌고 2학년 3학년 때 다른 반이 되었어도 여전히 친하게 지내며 서로 집에도 오가는 사이가 되었다. 고등학교 입학 무렵 추첨으로 학교 배정이 달라졌을 땐 나보다 숙이가 더 안타까워했다. 비록 다른 학교를 다녔어도 수시로 만났고 숙이 아파서 결석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