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딜가나 알록단록 단풍이 일색이다 고운 단풍도 볼겸 예배 마치고 드라이브길에 나섰다 송파를 벗어나며 하남에 들어서서 이성산성을 찾았다 하남 살면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이성산성 특별히 보자 할 것은 없어도 하남에서 지정한 위례역사길로 의미있는 장소다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불타는 듯한 단풍이 반갑게 맞이한다 정장차림이라도 어렵지 않게 산책하듯 올랐다 산성의 연못과 여러군데 건물터와 주춧돌만 남아있는 것이 세월의 무상을 상기시킨다 때이른 철쭉이 양지에서 단풍과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다음으로 간 곳은 경안 생태습지공원이다 하남에서 광주 넘어가는 내내 단풍든 가을을 열심히 담으며 갔는데 그곳은 이미 가을이 절정에 달했다 다들 단풍놀이 나온 듯 2중주차하며 사람들이 가을을 만끽하고 있었다 멋진 풍경에 연신 감탄하며 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가을에 취해 생태공원 한바퀴를 돌았다
습지공원을 돌고 나오니 이미 날이 기울기 시작한다 서둘러 찾은 곳은 허난설헌 묘이다 이땅에 여자로 태어나 천부적인 재능을 다 펼치기도 전에 요절한 허초희 살아생전보다 사후에 중국에서 인정받아 동생 허균에 의해 빛을 본 조선시대 여류작가의 안타까운 삶을 잠시 들여다본 시간이었다 살아서는 변변한 대접도 못 받더니 그래도 명당자리에 자리잡은걸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하나 입구에 단풍나무와 은행나무의 색상이 조화를 이룬게 이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