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만난다 생각해서인지 어제 밤1시가 다 되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몇 해 전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친구들 만나러 갈 때도 그랬다
제자가 나이들어보이면 안되니까 염색도 하고 이쁘게 뭘 입고 갈까 고민도 하면서 옷도 골라본다
설레는 맘으로 여유있게 나섰건만 왜그리 버스는 더디오는건지 마음이 초조해 매일 다니는 길이건만 핸드폰도 잡을 여유가 없다
드디어 고속버스가 출발했다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담임을 맡으셨던 분인데 남색 치마에 흰 블라우스에 까만구두를 신었던 기억이 있다
국어책 읽을 때 친구가 읽다가 틀리면 얼른 가로채 읽는 뺏어읽기를 잘했다
그리고 구구단을 못 외는 친구 담임 대신 남아서 도와주던 기억
운동장과 학교 건물사이 스탠드에서 하던 야외수업
옆에 중학교 온실에서의 자연관찰ㅡㅡㅡ
내 아이가 2학년 되었을 때 은사님 찾기해서 제 아이가 지금 2학년입니다
그 후 몇 번 연락하다 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십수년 연락없이 지내다 친구들 만나러 청주 다니면서 다시 연락하게 되었지만 번번이 시간이 안 맞아 못 뵙구 작년과 올해 책만 보내드렸다
그리고 이제야 드디어 만나는 것이다
선생님도 내 맘과 같으셨을까
1시간 40분 예정이지만 밀리면 2시간 걸릴지도 모른다 했는데 예정시간보다 20분이나 먼저 와서 기다리고 계셨다
버스는 예정시간보다 20여분 늦게 도착하였다
그렇게 42년 만에 만나 어제 본 사람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이동했다
함께 오랜시간 식사하며 이야기 나누고 드라이브를 하고 딸기밭에 가서 딸기도 먹고 그렇게 긴 시간 함께하고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아쉽게 함께 사진 찍지 못해 헤어지기 전 선생님 사진만 찍었다
선생님도 오래된 분인데 내 유치원 선생님을 알고 계신다고 연락처를 찾아서 주신단다
세상이 좁다는 걸 다시 실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