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인연의 끝

순례 2015. 12. 6. 22:48



몇 달간 밴드에서 댓글을 주고 받다 특별한 감정으로 발전한 사람
이 나이에 생각지도 않게 찾아온 사랑에 고백하고 같은 마음임을 확인하였다
그 후로 하루에도 몇 번씩 설렘으로 글을 주고 받으며 힘을 얻고 위안을 받아왔다
그리고 힘들어하는 그에게 조금이나마 힘이되고 위로가 되길 바랬다
알수록 공통점이 많아 더 빠져들어 갔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한 달 남짓 지날즈음 일방적으로 느닷없는 이별통보를 해왔다
그 날 밴친들과 번개모임에서 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이유를 다그치는 바람에 다 얘기하게 되었다
한 언니는 마구 웃으며 이 나이에 사랑하는 순례자가 부럽다며 놀렸다
한 동생은 글 쓰는데 도움이 되겠다며 위로한다
그리고 다른 밴친은 핑계로 여자를 밀어내는 남자는 더 이상 미련 둘 필요없다며 절반이 남자니 그만 잊으라 했다
2차 호프 마시고 집으로 오려는데 나를 위로한다고 안간다는 나를 반 강제로 끌다시피 노래방 가서는 사랑 노래만 불러댄다
노래를 듣다보니 참았던 눈물이 걷잡을 수 없이 흘러 내렸다
그런데 넷이 하나같이 사랑노래만 불러대고 나는 계속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그런 밤도 보냈다

그리고 상실감에 빠져 심하게 아프기도 했다
그렇게 아픈 시간을 보내면서도 내 마음에서 그를 놓지 못하고 보내지 못했다
이 나이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쉬 찾아오는 게 아닌데다 그래도 그 사람이 제일 진실돼 보였고 내 감정의 상대가 가장 나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다시 기운을 차리고 산에도 가고 바쁘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어제 모처럼 시간이 나서 우연찮게 그의 카톡을 열었는데 전에 없던 스토리가 떴다
그래서 들어갔더니 이름이 다르게 떴다
순간 이게 뭐지? 하면서 우롱당한 느낌이었다
전에 우편물도 보낸 적 있는데ㅡㅡㅡ

난 진심이었고 적어도 그도 진심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카톡과 카스의 이름이 다른걸 보니 내가 그동안 부질없이 그를 놓지 못하고 잡고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만남에 생일도 물어볼 새 없이 끝남을 애석해 했는데 그의 상황을 안타까워 했는데 이제와서 생일을 안들 무슨 소용있으며 내가 걱정하고 우려했던 것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이별통보를 하였다
저장한 그의 사진도 지우고 연락처도 지우고 관련된 모든 걸 지우려 한다

이젠 더 이상 끝난 사랑으로 아파하지 않고 그 사람과의 인연을 끝맺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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