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한사람
처음 만날 때부터 아주 오래된 사람처럼 편하고 익숙한 사람
그러면서 오래되어도 어제 만난듯 늘 설레는 사람
반듯한 외모만큼이나 깍듯하고 깔끔한 매너
늘 배려하고 격려하고 긍정의 말로 힘을 실어준 사람
언제나 무조건 내편인 사람
신경 쓸 일이 많다며 운전 대신 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바쁘고 시간없는 나를 위해 2시간씩 달려와준 사람
처음 만날 때부터 지하철이든 버스든 배웅을 꼬박꼬박 해준사람
언제나 가방 한가득 무겁게 들고 한여름에도 늘 정장을 하는 사람
포도를 좋아하고 나의 누룽지를 아주 좋아한 사람
마늘을 무지 좋아하여 손에서조차 마늘 냄새가 배인 사람
명문대 나오고 집안도 신언서판도 좋은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어느 한편으론 아무 보잘것 없는 나를 사랑하는 게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처음 내가 그를 만났을 땐 고졸에 교보생명 생활설계사였습니다
하지만 그를 만나면서 7년간 질질 끌어오던 대학공부를 몇 달 만에 단숨에 마쳤습니다
그리고 설계사에서 노동판에 다니다 생산직에 다니다 차츰 나를 개발하여 나의 소질과 능력을 키웠지요
언제나 긍정적인 언어로 꿈도 희망도 없는 내게 꿈을 꾸게 해주고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사람
별 능력도 없고 가능성도 없어 나 자신을 포기하고 사는데 꾸준히 자아개발과 나 자신의 삶을 살도록 해준 사람
그리하여 나 자신을 성장 발전하게 해준 사람
하지만 언제나 좋은일만 있을수는 없는 법
우여곡절 끝에 더이상 함께하지 못하고 강제 이별을 하게 된 사람
이별 후 많은 시간이 지나면서 운전도 하고 부족하나마 글도 쓰고 이사도 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그의 자리는 너무 큽니다
때로는 변화된 나의 모습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눈물나도록 보고싶기도 하지만 그럴 수 없음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런 그의 빈자리가 너무 커서인지 수년간 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그 공백을 오래도록 비워두기가 버겁습니다
이제는 그 빈자리를 채우고 싶습니다
그래서 두리번 주위 사람을 살펴도 보고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 관망도 하지만 아무나 그 빈자리를 내어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만한 사람을 만나기란 역시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평생 그 사람만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설령 두번 다시 그를 만나지 못할지라도ㅡ
그 큰 사랑 하나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