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 이야기

비움과 내려놓음

순례 2015. 9. 26. 16:12

엊그제까지만 해도 마음이 무겁고 힘들었다 

어쩌다보니 누군가를 향한 관심인줄 알았던 마음이 사랑이었음을 알고 나 자신조차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정작 상대의 마음이 어떤건지 가늠이 잘 되지않았다
나 혼자의 일방적인 감정인지 아니면 상대도 조금은 나와 같은 감정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독백 비슷하게 내 마음을 글로 전달했다
그래도 명확한 답도 없고 나 또한 그의 마음이 어떤건지 모르는 상태에 괜히 내가 남의 마음 힘들게 하는건 아닌가싶어 마음을 접겠노라 했을 때 내가 힘들면 그리하라는 답글을 보고 서운하기도 하고 미련도 남았다

그래서 그 동안의 내 마음을 정리한 글과 함께 내 마음을 대변할 만한 사진들을 이별로 대신하며 보내는데 울컥 눈물이 났다
그에 대한 나의 마음이 이렇게 컸을까ㅡ
전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에 대한 마음이 이렇게 컸으리란 생각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래도 밴드에서 보자는 여지는 남겨두었다

이젠 정말 내 감정을 정리해야겠구나
차라리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오히려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하였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다 끝난 상황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내 고별 글에 약간의 해명 글과 그의 마음을 대변할 만한 시를 보내왔다

그래도 나는 내  마음이 잘 다스려지지 않아 결국 밴드에 게시글을 올렸다
그 날은 11시쯤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는데 폰을 보니 나를 생각하면 생각났던 노래라며 올려놓았다
그리고 글이나 사진을 보내면 어떤 형태든 답을 해왔다




이제는 조금 그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
나는 나 때문에 그가 힘들까봐 내 마음을 접으려 했던거고 그는 내가 자신 때문에 힘들어하는 게 싫어서 그리했다는 것을ㅡㅡ

오늘 모처럼 시간이 좀 한가해서 그 동안의 대화글이나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니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표현 하느냐 안하느냐 차이일 뿐

글을 아끼는 사람이라 짧은 글 속에 그 마음 다 읽을 수는 없지만 그 동안의 정황들에 그 마음이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안심도 되고 마음이 편하다
그래서 내 감정을 비우고 내려놓기로 하였다
그랬더니 그의 마음이 보인다

사람의 감정을 확인하는 것은 상대에게 확신이 없을 때다
나 역시 그랬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다만 혹시라도 나 때문에 밴드를 떠나는 일은 없길 바랄 뿐이다
전에 내게 대쉬했던 두 사람 모두 밴드를 나갔기 때문이다

내가 그 한 사람 만나기 위해 밴드에 온 게 아닌 것처럼 그 또한 나 때문에 나가지 않았음 하는 바램이다
밴드에서 만났으니 밴드에서 이어가기를 편한 마음으로 그렇게ㅡ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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