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토요일 교회에서 이향자 권사님 시어머니(송영창 안수집사 모친)상을 당하여 군산까지 조문을 다녀왔다.
그리고 교회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비가 올 것 같다며 전도사님이 우산을 챙겨주었는데 나서면서 그만 놓고 와 버렸다.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버스를 타고 오면서도 우산을 놓고 왔다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그러다 방이동 쯤 왔을 때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그제야 우산을 놓고 왔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남 도착할 즈음엔 비가 그치기만을 바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빗줄기는 더 거세지더니 급기야 천둥번개까지 동반하고 하늘이 구멍 난 양 쏟아 붓고 있었다.
버스에서 아이들에게 카톡을 했더니 둘 다 부재중이다.
남편에게 전화해도 받지 않는다.
드디어 버스정류장에 내려 전화를 했더니 그제야 전화를 받기는 하는데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 나와 달라니까 그냥 비 맞고 오란다.
한참을 서성여도 비가 쉽사리 그칠 것 같지 않고 천둥번개만 더 요란을 떤다.
할 수없이 가방을 뒤적여보니 검정 비닐봉투가 있기에 그걸 머리에 뒤집어쓰고 잽싸게 뛰었다.
쏟아지는 비에 비해 그다지 많이 젖지 않은 상태였지만 그래도 비를 맞은지라 몸이 추웠다.
집에 들어서니 비를 쫄딱 맞은 콩돌이가 왔다 갔다 하고 남편은 집안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화가 나 있는 듯 했다.
나는 가만 눈치만 보다가 청소 마친 남편이 샤워하고 나간 틈을 이용해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아들이 들어왔다.
상황 설명하니 눈에 거슬리는 것 정리 한다며 닦고 치웠다.
나도 밀린 빨래를 개는데 나중에 남편이 돌아왔다.
그리고는 나보고 딸 방에서 자라고 쫓는다.
딸은 침대를 쓰는 관계로 누구랑 같이 자는 걸 싫어한다. 더구나 겨울도 아니고 여름이라 더욱 그렇겠다 싶어 아들 방에서 잤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아무래도 남편이 이상하다.
아무런 흔적도 없는데 혀가 꼬부라진 소리를 한다.
생각해보니 나를 떼어놓고 밤새 마신 것 같다.
한동안 잠잠하더니 다시 언행이 거칠어지는 게 또 시작인가 싶다.
교회에서 돌아와 보니 또 마시고 있었다.
거기에 아들이 격분이 나서 맞대응 하고 있는데 문학회 월례회에 가도 될지 모르겠다니까 누구나 행복추구권은 있는 거라며 신경 쓰지 말고 다녀오시라 한다.
월례회를 마치고 식사를 하고 장을 보고 가려는데 비가 곧 올 것 같다며 같이 가자는 사무국장 말에 집에서 우산 챙겨들고 가는 게 낫겠다 싶어 안인자 샘과 같이 타고 왔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비가 오기 시작했다.
같이 내려서 우산을 챙겨온 안인자 샘이 몇 발자국 같이 씌워 줬다.
집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는 빈집에 콩돌이 혼자 있다.
카톡을 했더니 딸은 PC방 가있고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 있다고 했다.
잠시 뒤 저도 취해서 감당이 안 되니 도와 달라고 하였다.
아까보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우산을 쓰고 부랴부랴 갔더니 골목에 남편은 인사불성으로 쓰러져 잠들고 그래도 비 맞지 말라고 우산을 씌워놓고 옆에 서 있다.
지나가는 차량 가까스로 백미러까지 접어가며 지나가게 봐주고 다시 한쪽 벽에라도 기대게 하는데도 꽤 애를 먹었다.
이대로 도저히 안 되는 상황이라 나 먼저 돌아가 차를 가지고 왔다.
시장 안이라 차를 세우기도 만만치 않고 겨우 세워놓으니 뒤따르던 택시가 길을 비키라고 깜박거린다.
다시 조금 더 앞에 겨우 세우고 둘이서 부축해 차에 태우는데도 몇 번 넘어지고 부딪치며 겨우 뒷좌석에 밀어 넣다시피 하였다.
그리고 집으로 오려는데 저도 그렇고 아버지도 너무 취했으니 조금 바람 쐬다 가자며 팔당대교로 가자고 했다.
팔당대교에 가서 한쪽 공간에 세워두고 한참 이야기하였다.
남편은 춥지도 않은지 코를 골며 잠들어 있다.
늘 혼자 마시며 취하고 객기 부리는 아버지에게 처음으로 원샷 대결을 벌였단다.
그래서 제가 이겼노라 했다.
한번쯤은 남자대 남자로 그렇게 해보고 싶었노라고
앞으론 어느 누구도 절대 혼자 술 마시는 일 없도록 하잔다.
아직 술 깨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퇴촌 쪽으로 해서 한 바퀴 돌아왔다.
그래도 여전히 인사불성인 상태라 나는 화장실이 급하여 아들에게 맡겨두고 먼저 집으로 돌아왔고 나중에 돌아온 아들은 그토록 많이 취하도록 마신 경우가 없는지라 여러 차례 토하고 정신없어했다.
앞으론 이런 일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고 추운데 혼자 있는 남편이 걱정돼 아들을 대동하고 차에 갔더니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전회기도 꺼져있는 상태라 어쩌지 못하고 있는데 그래도 다행히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흠뻑 젖은 채로
돌아오자마자 쓰러져 자기에 젖은 옷을 벗기고 속옷을 갈아입히고 긁힌 곳에 약을 바르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이젠 또다시 시작인가 걱정보다 이대로 일 치루는 건 아닌가하는 걱정이다.
술 깨면 차 가지고 어찌할까싶어 차 키를 숨겨 두었더니 차 키 찾는 전화가 왔다.
남편에겐 알려주지 않고 아들에게 알아서 내주라 하였다.
오늘도 아침에 출근할 땐 날씨가 멀쩡하였다.
그래서 우산 없이 출근하였는데 오전에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천둥번개 치며 다시 한여름 장맛비처럼 쏟아 붓고 있었다.
그래서 점심 먹으러 갈 때 다들 우산을 쓰고 갔다. 그런데 식사 도중 비가 그치고 햇볕이 쨍쨍 내렸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그래서 우산을 들고 왔다.
이따 집에 가면 이 날씨처럼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평온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데 지금 다시금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다.
주일 점심 시간에 전경식 전도사님 작은 딸 다민이가 너무 이뻐서 안아줬더니 사진 찍어 달래서 안은채로 몇방 찍었다.
'내면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를 마음에 담는다는 것 (0) | 2014.08.12 |
---|---|
기나긴 날들 (0) | 2014.06.28 |
공평하신 하나님을 찬양 (0) | 2013.10.17 |
알 수 없는 일 (0) | 2013.06.02 |
엄마에게 (0) | 2012.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