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누군가의 영향을 받는다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ㅡ
나는 50평생을 살면서 가장 오랜시간 함께한 남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남편의 면허정지로 인해 둘째 임신 5개월에 면허를 땄다
남편 때문에 십일조를 하기 시작했고 새벽예배도 다니게 되었다
남편 때문에 수년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었지만 남편 때문에 학원도 다니게 되고 자격증도 땄다
남편 때문에 험한 노가다판에도 가봤고 갑상선으로 오랫동안 고생도 하였다
남편 때문에 전국을 누빈바람에 운전에 자신도 얻었다(거의 운전대 잡은적 없음)
럭비공처럼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유별난 남편 때문에 어떤 까탈스런 사람을 만나도 상대 가능하게 되었다
남편 때문에 친구나 세상과 단절하고 친정 나들이조차 제한된 삶을 살았지만 인고의 세월 끝에 자유로움을 얻었다
남편한테 늘 무시당하고 비난받으며 살아서인지 나는 언제나 주눅들고 자신감 상실상태였다
매사 불만불평이 많고 인상쓰는 남편 때문에 웃을 날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남편 때문에 용감해졌고 강해졌다
아버지 같은 오빠 덕분에 예닐곱살 때 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그 덕분에 유치원도 다녔다
중 1때 비록 한 학기였지만 국어 담당 선생님 덕분에 국어에 대한 재미를 알고 좋아하여 지금도 글쓰기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사랑하는 한 사람을 만나면서 나 자신이 변화 되었다
웃음기 없는 나에게 웃음을 찾아주고 자신감 상실한 나에게 자존감을 찾아주며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해주었다
꿈이 없는 내게 꿈을 심어주었고 무엇보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었다
또한 무한긍정을 통해 무엇이든 잘 할 수 있다는 격려로 나의 능력을 무한히 이끌어 주었다
사랑도 베품도 친절도 마음의 여유를 통해 할 수 있음을 알게하고 겸손도 배려도 알게 해주었다
실수조차도 잘 했다고 항상 칭찬하는 바람에 나의 눙력 나의 자신감이 당당해진 것 같다
무엇보다 10년 이상 약을 끊지 못하고 이어온 갑상선은 어느 결에 나았는지 자연치유 되었다
그리고 7년째 끌던 공부를 단숨에 마치게 되었다
이제 그 사람 내 곁에 없을지라도 어려움 극복하는 방법 알고 긍정적으로 사는 길 알았으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남편이 있다한들 두려움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