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 토요일 맑음
아침에 의사선생님이 회진 오셨을 때 월요일이나 화요일 날 퇴원해도 되겠다고 하셨다.
이제 네 건강상태도 많이 좋아졌지.
키도 많이 크고 얼굴도 많이 좋아지고.
1월 8일 월요일 맑음
아침에 의사선생님이 “수요일쯤 X-ray 찍어보고 퇴원해도 되겠습니다.”했다.
어젯밤 새 잠 한숨 못잔 탓에 하루 종일 너나 나나 다운되어버렸지.
그 바람에 엄만 몸살 기운이 뻗쳤는데 외할머니가 지어다 주신 약을 점심 저녁 두 차례나 먹었어도 아직 이렇다 할 차도가 없다.
오늘로 병원에 들어온 지 열하루
바늘 꽂은 지 만 이틀도 채 안 돼 주사약이 새는 바람에 다시 꽂으러 갔다가 몸무게 쟀는데 4kg 400g이었다.
12월 26일까지 16일 만에 900g이 늘었는데 13일 만에 불과 400g밖엔 늘지 않았다.
주사 바늘이 한 번에 꽂히지 않아 두 번 세 번 만에 꽂히자 자다가 울어 보채는 네가 왜그리 안쓰럽던지.
어젯밤 잠 못 자게 하던 걸 생각하면 어느 한편 밉기도 하지만 방긋 웃기도 하며 잠자는 네 모습을 들여다보면 그저 사랑스럽기만 하다.
어진아!
오늘은 엄마 몸이 몹시 불편하단다.
그걸 안다면 어제처럼 보채지 말고 지금처럼 밤새 곤히 잠 잘 자주렴
1월 9일 화요일 흐리고 밤늦게 비
새벽에 간호사 누나가 X-ray찍으러 가란 소리 듣고 짐작으로 오늘 퇴원할 모양이구나 생각했지.
그래서 7시에 나온 아침밥 먹고 아빠께 전화 걸어 퇴원하게 될지 모르니 20만원 보내랬더니 얼마 나왔는가 봐 달란다.
10시쯤 의사선생님이 회진 때 오셔서 “기침 안하지요? X-ray 결과보고 퇴원해도 되겠습니다.”했다.
원무과에 가서 알아보니 어제까지 13만 얼마라드라
엄마 말대로 아빠가 20만원을 말없이 바로 보냈더라면 이런저런 어려움이 없었으련만 전화만 자꾸 하고 늦게 보내는 바람에 외할머닌 남해 정신병원에 강숙 집사님 병문안 가셨고 외숙모는 전화를 안 받고 돈은 안 오는데 시간은 흐르고....
오지도 못할 둘째 이모는 빌려준다고 하는데 가져올 사람도 없고...
겨우 셋째 이모가 돈을 찾아갖고 오기로 하고 얼마 후 외숙모에게서 전화가 왔지.
곧 온다고.
짐 정리 다 하고 점심도 다 먹고 눈이 빠지게 기다리기를 또 얼마.
잠자는 네 옆에 누워 두어 시간쯤 자고나니 셋째 이모가 왔고 수속 밟고 있는데 외숙모 오시고.
약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또 한참.
그 사이 넌 깨어 약간의 옹알이를 하는 것처럼 보였지.
오늘이 생후 30일째 되는 날이다.
약을 타고 며칠 안 되지만 정들었던 한방 식구들에게 인사하고 병원을 나왔지.
밤에 아빠한테서 전화 왔었는데 장항 할머니가 오늘 마산 오시니까 퇴원했다더라고 그냥 가셨단다.
왜 그냥 갔을까.
마산까지 어려운 걸음 했으면서.
하룻밤 묵어서라도 네 얼굴 보고 또 외갓집 식구들이라도 보고가지 않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