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올 것이 온 것 같다.
지난 수요일(21일) 퇴근할 때 상당히 불편한 전화를 받았다.
그것이 내내 신경이 쓰여 다음날 전화를 했으나 꺼져 있고 다시 금요일에 전화해서 겨우 통화는 되었는데 말소리가 신통치 않아 직접 가보기로 하였다.
그 먼 부산까지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2~3일 내내 고민을 했으나 결국 가보는 게 낫겠다싶어 알람을 5시30분에 맞추고 잤다.
그런데 막상 토요일 눈을 떴을 땐 6시 22분이었다.
목요일 밤에 면접 보면서 커피를 마신 것 때문에 그날 잠을 설쳤는데 그 때문에 알람이 우는 것도 모르고 깊이 잠든 것인지 아니면 알람이 고장 나 울지 않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핸드폰은 충전 중이었으므로 꺼져 있었으니까.
아무튼 서둘러 아침을 먹고 정리하고 준비해서 7시에 집을 나섰고 8분에 341버스를 타고 도착했을 때 16분이었는데 이미 차는 출발하고 없었다.
1분이 늦어 놓치고 나니 어찌할지 암담하였다.
이렇게 된 거 그냥 가지말까, 좀 더 잠을 자고 천천히 갈걸, 집에 갔다와야하나 등등 잠깐이었지만 오만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7시 22분에 일단 112번을 탔다. 처음 탈 때만해도 집에 가서 좀 쉬고 애들 반찬이라도 해놓고 와야지 하는 맘으로 탔는데 막상 타고 보니 시간 계산이 앞섰다. 만약 동서울터미널에 8시 반에 도착해서 9시 전에 타기만 해도 괜찮을 텐데 계속 갈등하면서 그래도 내려야지 했는데 막상 내리려고 보니까 30분밖에 안된지라 에라 그냥 탄 김에 가보자 싶어 그대로 갔다.
터미널에 도착하니 8시가 막 넘었고 부산 시간표를 보니 8시 다음이 9시 20분이었다.
그냥 집으로 갈 걸 괜히 여기까지 왔다 후회를 하면서 9시 20분까지 기다리기에는 너무 멀고 그렇다면 차라리 하남에서 가는 게 낫겠다싶어 다시 112-1번을 타고 집에 와서 밥을 앉혀놓고 우산을 챙겨들고 다시 30-3번을 타고 갔다.
표를 끊고 기다리는 데 차가 많이 밀린다며 16분이 되어 반대편으로 와서 길을 가로질러 타야 했다.
그렇게 멀고 먼 길을 돌아 결국 버스를 타고 부산 노포동에 도착한 것이 2시 25분.
아침에 전화 했을 때만해도 안 받더니 이젠 아예 전화기가 꺼져있다.
하남은 햇볕이 쨍쨍했는데 아래 지방은 비가 온다 해서 우산을 챙겼더니 역시 비가 오고 있었다. 우산 챙기길 잘했다 생각하며 연산역 7번 출구로 나왔는데 영 낯설다. 그래서 1번 출구를 찾으려고 원점을 향해 가는데 17번이 눈에 들어왔다. 거긴 지난번에 한번 갔었던 길이라 눈에 익었다. 17번을 7번으로 착각한 것이었는데 기억에 의존하여 길을 건너 숙소를 찾았다. 밖에 서 있어야 할 차가 보이지 않아 숙소를 찾았으나 문은 굳게 잠긴 채 아무도 없었다.
경비실도 비어있고 내게 전화를 걸어온 집사에게 전화해도 받지 않고 같이 일하며 지내던 사람들 연락처도 전혀 알지 못하니까 어찌된 내막인지 참으로 난감하였다. 어찌되었건 새벽부터 서둘러 그 먼 부산까지 가서 그냥 돌아오자니 허망하였다.
4시까지 기다려보고 그냥 돌아가리라 하다가 병원에 전화해 보았으나 잘 모른다 하고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교회로 갔다.
갔더니 마침 교인이 있다가 부목사님을 불러 주었고 교인에 대해 잘 모르는 부목사님은 담임목사님을 불러주었다.
하지만 그 목사님도 모르기는 매한가지였다.
담임 목사님과 얘기를 나누는데 부목사님이 전화해서 내게 전화했던 집사님이 왔다.
그 집사님 얘기가 그날 수요일 밤에 대리 불러 병원에 갔다고 했다.
나는 다시 남편이 입원한 부곡으로 가기로 하였다. 그때가 4시 반
다시 노포동에 오니 5시가 막 넘었는데 그곳에서 부곡 가는 것은 없다고 했다. 매표소 직원하나는 사상으로 가서 가라하고 하나는 마산으로 가서 가라하기에 마산가는 표를 끊었다.
한참을 기다렸다 5시 25분에 마산행에 올랐는데 전철 가는 코스대로 갔다.
나중에 동래역에 와서야 우회전을 하였는데 그곳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리를 메웠다.
동래에서 타는 줄 진작 알았더라면 오고가는 시간 빼고 1시간 정도는 단축 되었을 텐데 아무도 일러주는 사람 없어 1시간가량을 허비하고 5시 55분에 다시 출발하였다.
마산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6시 55분이었고 하차장과 승차장이 다르다보니 옆으로 이동하여 표를 끊고 승강장으로 나가보니 7시 40분에 있었다.
연산에서 노포동으로 가는 대신 동래로만 갔어도 6시 40분차는 충분히 탔겠다 싶으니 언제 들렸다 집엔 언제가나 싶어 더욱 마음이 조급해진다.
부곡 터미널에서 택시를 타고 병원에 도착했을 땐 이미 9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수요일 날 병원에 갔다는 부산의 이야기와는 달리 병원에선 토요일(24일) 아침에 입원했다고 한다. 이틀 동안 무얼 하며 어떻게 지낸 건지.
누워있는 모습을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상태가 심각하다.
그 사람하고도 얘기 하고 병원 관계자하고도 얘기하고 병원을 나선 것이 10시가 넘으면서였다.
부슬비가 오던 비는 어느새 장대비가 되어 내렸다.
그 빗속을 뚫고 가다보니 얼마만큼 지나자 비는 거짓말처럼 개어 있었다.
창원 한교회 박성찬 목사님이 모친상을 당했다기에 김천에 있는 장례식장에 잠시 들렸다.
조문 후 시장하여 차려내온 밥을 다 먹고 이야기 잠깐 나누고 다시 나설 때 시간이 이미 12를 넘기고 있었다.
비는 안 왔지만 이번엔 안개가 지독했다. 아주 오래도록 짙은 안개로 인해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렇게 2시간 이상을 달렸다.
2시가 넘어가면서 아무래도 운전하기엔 무리다 싶어 음성휴게소에 차를 세워두고 잠시 쉬었다가자 생각했는데 추워서 깨어보니 5시가 넘었다.
도로 누울까 하다 정신 바짝 차리고 일어났는데 추워서 한참을 히터 켜고 갔다. 아직 하늘은 어둠에 묻혀 어둑했다.
액셀을 부지런히 밟았다. 밟다보니 140도 넘고 그러면 다시 늦추고 경고 들어오면 낮추고...
가다보니 조금씩 날이 밝아오더니 경안터널을 지나 하남에 들어서니 완전히 밝았다.
오면서 남성주 휴게소에서 주유를 했는데도 어느새 바닥이 드러나는 걸 뒤늦게 보아서 만남의 광장에서 주유하고 들어갔다.
아무래도 일반 주유소보다 알뜰주유소가 몇 천원이라도 더 싸니까.
그렇게 집에 돌아오니 6시 반이 막 넘었다.
부곡에서 김천까지 1시간 30분 김천에서 음성까지 2시간은 그렇다 치고 음성에서 하남까지 불과 1시간 반 만에 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아무튼 밥 앉혀 놓고 알람 맞춰놓고 2시간이라도 자려고 누웠다 일어나니 7시 40분이었다.
잠시 후 일어난 아들 밥 차려 교회 먼저 보내놓고 10시쯤 교회 갔다가 집에 돌아온 시간이 4시 20분. 다시 환승하여 하남문인협회 월례회 참석했다가 저녁 먹고 집에 돌아오니 7시가 넘었다.
정말이지 24시간 동안 숨 가쁘게 전국을 누비고 다녔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 사람에 대해선 예측할 수가 없다.
다만 얼마동안이라도 잠잠하기만 바랄 뿐이다.
'2013년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 4일 수요일 맑음 (0) | 2013.09.04 |
---|---|
8월 30일 금 화창 (0) | 2013.08.30 |
8월 23일 금요일 비 온 후 흐림 (0) | 2013.08.23 |
8월 21일 수요일 맑음 (0) | 2013.08.21 |
8월 14일 수요일 쾌청 (0) | 2013.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