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일기&육아일기

태동

순례 2012. 12. 27. 20:13

1989년 8월 6일 일 맑음

 

어진아, 어진아!

너의 이름을 부르며 엄마와 아빠는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고 또 기쁨으로 살아왔단다.

오늘.

엄마는 비로소 너의 움직임을 느꼈단다.

처음으로 태동을 느낌으로 말미암아 신기하기도 하고 또한 아무 탈 없이 잘 자라고 있는 어진이가 대견스럽단다.

곧바로 아빠에게 말씀드렸더니 아빠는 글쎄 엄마 배에 귀를 대고 네 운동 상태에 얼마간 귀를 기울이고 참으로 흐뭇해했단다.

앞으로 운동을 많이 할 테지?

어진아!

놀고 싶은 대로 노는 건 좋지만 엄마 배가 너무 아프지 않게 놀렴.

귀엽고 사랑스런 어진아, 안녕.

 

 

8월 7일 월 구름낌

 

어진아!

오늘은 약간의 걱정이 있었단다.

아침이었어.

외할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었지 뭐니.

엄마와 아빠는 지금 살고 있는 방이 비좁아 방을 옮길 계획에 있던 중 마침 가게 딸린 방이 나왔지 않겠니?

그런데 문제가 생겼단다.

우리에겐 그만한 돈이 없거든.

그래서 할머니와 외갓집에서 각각 돌려쓰기로 했단다.

그런데 네 셋째 이모가 10월에 결혼한다더니 이모부네 사정으로 이달 27일에 하게 됐대.

그래서 부득이 우리에게 도움을 줄 수 없단다.

그래서 하루 종일 이리저리 걱정도 하고 고민도 하고 하나님께 기도도 드렸지.

그런데 저녁때란다.

큰 이모께서 그 돈을 해주기로 했단다.

그래서 이젠 한시름 놓았으니까 걱정할 건 없어.

그런데 어진아!

어제 너무 많이 놀아서 피곤했던 모양이지?

오늘은 어제보다 잠잠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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