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일기&육아일기

프롤로그

순례 2012. 12. 24. 22:04

아가야!

 

엄마와 아빠는 네 이름을 “어진”이라고 부르기로 했단다.

처음에는 아들일 때만 그 이름을 쓰기로 했는데 이젠 딸이든 아들이든 세상 살면서 어질고 선하게 살라는 뜻에서 어진이라고 하기로 했단다.

그리고 둘째 역시 아들 딸 상관없이 “진솔”이라고 하기로 했단다. 진실하고 솔직 담백한 삶을 살아가라고...

 

 

꿈 이야기

 

내가 너의 존재를 희미하게나마 의식할 수 있었던 건 4월 중순이었지.

그리고 말쯤 이었을까 꿈을 꾸었단다.

엄마가 살았던 집 옆의 뽕밭에서 뽕 열매인 오디를 따고 있었는데 뽕나무들은 모두가 무척 컸으며 열매 또한 무척 길고 크며 아주 아주 까만색이었지.

너무 먹음직스워 오디를 바구니에 따서 담기도 하고 먹기도 하는 꿈이었지.

물론 나 말고 몇 명의 여인이 함께.

처음엔 그저 평범한 꿈인 줄 알았다.

그런 것이 며칠이 지나도록 오랫동안 생생히 남아있어 아 이것이 태몽이로구나 생각했단다.

그리고 5월 초에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니 역시 임신이 맞다는구나.

어진아!

아빤 무척이나 네가 아들이길 바란단다.

엄마도 꼭 네가 아빠 꼭 닮은 아들일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구나.

어떤 이는 아들 꿈꾸었다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귀한 꿈을 꾸었다고도 하는구나.

아무튼 12월이 되면 직접 만날 수 있겠지?

 

 

<엄마와 아빠 - 창원의 집에서 1989년 5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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