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73cm
-김어진-
제주 바다는, 제주의 짠바람처럼,
빠지고 싶은 그리움의 푸른색으로 아직도 넘실거리는구나.
나는 해발 1m 가량의 소년이었다.
해안은 언제나 위도 파랑 아래도 파랑 옆으로는 한없이 검은 돌
시가지에서 조금만 빗겨나 가로 놓인 도로를 따라가면
항상 내 머리 위를 날으던 비행기, 비행기
조금 높아진 고도로 다시 보는 제주는, 고향도 환상의 섬도 아닌,
그저 제주로구나.
나는 세상을 해발 1m 정도에서 바라봤었다.
걸었던 길 보았던 자리 끓는 애를 숨기고 찾으면
좀 낮은 눈길로 다시 보라는 추억의 귓속말
그리고 펼쳐지는 바다, 바람, 그 순간
지금 바람을 맞으며
섰던 자리에 선다.
아아 나의 해발고도(海拔高度)여
오늘 두 번째로 어진이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그 아이를 생각하며 그 아이가 입대 전 사용하였던 블로그에 들어가 써 놓았던 글들을 보다 아들의 시를 소개합니다.
고3 졸업여행 때, 태어나서 열 살 까지 살았던 제주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회상하며 쓴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