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아침마다 딸아이와 실랑이를 벌인다.
고 3이 되어서 보충수업을 받으러 학교에 출석하고 있는데 7시에 깨워도 7시 10분에 깨워도 늘 짜증이고 일어나기 힘들어한다.
그래서 저녁에 11시 자던걸 조금 일찍 자게해서 처음엔 잘 일어나나 싶더니 며칠 안가 도루묵이다.
그 아이 시간은 늘 6시 45분에 맞춰져있다.
하지만 제 시간에 일어나는 건 두세 번 뿐.
그래서 난 늘 그 아이에서 이렇게 말한다.
6시 45분에 맞추지 말고 아예 7시나 7시 10분에 맞추라고.
그러면 대답하길 늦는단다.
아니 6시 45분에 맞춰도 못 일어나고 아예 일어날 시간에 맞추래도 늦는다고 안 되고 깨워도 대답만 하고 무사태평이다.
그래서 아침마다 시끄럽다.
내가 새벽기도를 처음 다닐 때 시간을 넉넉하게 해 놓았다. 그랬더니 5분만 10분만 하다가 잠들어서 못 간적도 여러 번 있었다.
지금은 시간 조정을 타이트하게 한다. 알람도 단 한번 시간도 여유 없게.
그래서 알람이 울면 울림과 거의 동시에 일어나 끄기 때문에 옆에서 자는 사람도 모를 정도다.
그러고는 곧바로 일어나 세수하고 옷 입고 나선다.
알람을 끄고 조금 있다 일어날까 하는 생각조차 안한다. 그러다보면 피곤한데 쉬고 싶어지고 눕고 싶어지고 늦장부리고 싶어진다. 그래서 아예 생각을 비운다.
전에는 하남교회 가는 시간과 송파교회 가는 시간을 같이 했는데 이제는 5분차이로 다르게 맞춘다.
왜냐면 송파로 갈 땐 그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하남은 여유가 많기 때문에 살짝 앞뒤로 조정을 했다. 겨울의 새벽시간은 1분도 길게 느껴지는데다 버스나 교회 차나 먼저오거나 밀릴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3분정도의 기다림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여유를 갖고 살아야 하지만 살다보면 여유를 주면 안 될 때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하나님 안에서는 내 생각 사람의 생각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나도 시간의 여유나 정신의 여유가 있으면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내 생각이나 욕심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럴 땐 그저 마음가는대로 내 안에서 요구하는 대로 틈을 보이지 않고 본능처럼 움직이는 것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길이요, 유혹에서 이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