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lgs님이 원적산엘 가자했다 사실 어떻게 가야할지 방법을 잘 몰라 이천 사는 박태성님께 자문을 구하고 기왕이면 참석할 수 있는 날짜를 잡았다
태수님이 구리에서 여러회원분들을 모시고 나는 승재님만 모시려 했는데 갑자기 일 때문에 태수님이 불참하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몽땅 모란에서 모시기로 하여 아침에 1시간가량 세차하느라 분주했다
9시 40분경에 다섯분을 모시고 동원대학교에서 경희님과 일행 모두 여덟명이 처음으로 10시 반 정시에 출발을 하였다 잠시 길을 잘못들어 아슬한 모험도 했지만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니 탄성이 절로 나올만큼 천지가 진달래 투성이다 마침 지나는 사람을 만나 처음으로 8명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경치에 취해 산행은 뒷전이고 여기저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가면 갈수록 시원한 바람과 더불어 눈을 호강케 하는 멋드러진 풍경에 정말 오길 잘했단 생각을 했다 아울러 이곳을 가자고 한 lgs님께도 감사함을 표시했다 그렇게 그늘 속에 능선을 따라 여러개의 봉우리를 점령하며 연분홍 진달래에 취하여 최고의 산행을 하였다 맛난 점심도 시원한 바람과 자연을 벗삼아 좋은 산우님들과 함께하니 술이 빠진 아쉬움도 달랠 수 있었다
진달래의 절정을 지났을무렵 앞에 펼쳐진 민둥산을 보고 이 무더위에 저 땡볕을 어찌 지나나 아찔했다 하지만 그래도 억새같은 가을정취에 빠져 또 다른 분위기와 경치가 힘듦을 잠시 잊게 하였다 사실 전날만해도 낮에 장대비가 내렸고 토요일 오전까지 비가 온다기에 산행대신 우리집에서 놀게 되는건 아닐까 우려한게 무색할정도로 화창한 날씨에 청명한 하늘이 더욱 기분을 상쾌하게 하였다 그러나 가장 높은 천덕봉을 지나고 원적산을 지나니 다시 그늘에 꽃천지다 몇 시간 동안 줄곧 보아온 진달래지만 보아도 보아도 좋다 이제 며칠 후면 사그러들테니 볼 수 있을때 눈으로 사진으로 많이 담아두자는 마음이다
시간도 많이 지나고 거리도 멀다보니 저마다 식수가 동이났다 그리고 다들 지쳐서 마을까지 내려오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다행히 마을에 인심좋은 사람을 만나 다들 갈증을 해소하고 아쉬웠던 막걸리도 두어병 사들고 왔다 하지만 6시40분 버스를 시간차로 놓치는 바람에 두세정류장을 걸어나왔어도 버스가 언제 올지도 모르고 이천가는 버스라 택시를 불렀는데 두대가 안되어 결국 1대로 3명이 동원대로 와서 둘은 먼저 가고 나는 돌아가 일행을 태우고 왔다 7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캄캄해진지 이미 오래다 오면서 곤지암의 명물 소머리 국밥을 수연님이 샀다 그렇게 늦은 저녁을 먹고 모란까지 모시고 왔는데 세분은 12시가 넘도록 뒤풀이를 했다는 후문이다
여태껏 가장 긴 코스였고 가장 많이 걸은 날이었다 처음 만난 정재님과 경희님 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혹시 앞으로 이번처럼 종주할 일이 있을 땐 만남의 장소를 출발 장소가 아닌 목적지에서 만나 차 1대를 두고 출발지로 이동해야 고생을 덜할 것 같다 아무튼 초행이라 피곤하고 다리도 아프지만 기억에 오래남을 최고의 산행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