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일기

순례 2016. 10. 20. 08:44

우리가 애당초 이 곳에 이사 온 이유는 7월에 경강선이 개통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8월이 돼도 9월이 돼도 무슨 연유인지 개통이 지연되었다
그러다 9월 24일 드디어 개통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시내 나갔다 올 때는 으레 모란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온다

그것이 습관이어서 그런지 편했다
그래서 전철이 개통되었어도 나하곤 무관한 일이었다
다만 언젠가 여주 사는 친구 만나러 갈 때 타 보리란 생각만 할 뿐이었다

그런데 며칠 전 아들이 이매에서 전철을 타고 온다는 것이다
연유를 물었더니 태평에서 내려 버스타러 가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버스에서 내려 육교를 건너야 되는데 전철타면 육교를 건너는 번거로움이 없단다
아들은 복잡한 모란을 피해 늘 태평역을 이용하고 있었다

나는 습관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전철을 타려면 모란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일 것 같아 여전히 모란에서 버스를 타고 다녔다

그런데 어제는 모란 오일장이었다
지난번 장날도 장난 아니게 밀려서 어제는 전철을 타보기로 하였다

처음으로 이매역에 내려 환승하려고 이동하였다
개통된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역사는 상당히 깨끗하고 쾌적하였다

원래 배차 시간이 긴 건지 파업 때문에 긴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상당한 시간을 기다린 후에 탈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까 하는 내 우려와 달리 판교에서 이미 대부분 자리가 찼고 이매에서도 아주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탔다
그렇게 만원 상태로 한 정류장이지만 상당한 거리를 이동 후 삼동역에서 내렸다

모란에서 집까지 가는 예정 시간보다 15분 가량 더 걸렸는데 모란에서 이매까지 가는 시간과 환승시간이 길은데서 차이가 났으리라

아무튼 어제 처음 이용한 경강선이지만 초만원의 버스보다는 쾌적한 전철이 나으므로 시간에 쫓기지 않을 땐 종종 이용해볼 생각이다
버스 정류장에서나 전철역에서 집까지는 오히려 육교를 안 건너는 역이 나을수도 있으니까

어제도 또 한 번 순례자처럼 새로운 길 하나를 개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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