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를 낳고 남편과 함께 신생아실에 있는 아이를 보았다.
나는 솔직히 열 달이나 내 뱃속에 있다가 낳은 아이지만 내 아이를 쉽게 찾지 못하였다.
그런데 남편은 단번에 발견하곤 저기 내새끼다 하는 거였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간호사가 품에 조심스레 안고 온 아기는 남편이 지목한 그 아기였다
실제로 보면서도 저애가 내가 낳은 아이가 맞나싶은데 남편은 자기를 쏙 뺀 아들이 그저 신기한지 연신 싱글벙글이다.
아들이 중학교 때 일이다.
어느 날 글쓰기를 봐주고 있는데 글투가 자꾸 눈에 거슬린다.
그리고 그런 글투는 일반적인 청소년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글들이다.
그래서 글투에 대하여 여러번 지적해준 적이 있었다.
아마 그런 부분 때문에 늘 1등에서 밀려나 2등 상을 받아왔는지 모른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나서 내 블로그에 중학교 때 써 놓은 일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순간 나는 깜짝 놀랐다.
50이 다 된 어른이 되어서 10대 때 쓴 글이 새삼스럽고 그때 이랬었나하는 생각에 미소 짓다가 내가 아들에게 늘 지적했던 그 글투를 발견하곤 황당하면서 웃음이 났다.
아니 이런 건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어찌 이리 빼 닮았을까
아이들이 커서 촛불시위에 참여했다가 어느 날은 물 폭탄도 맞고 어느 날은 축제처럼 즐거운 경험하고 오기도 하였다.
그런데도 난 한 번도 아이들을 말린 적이 없었다.
나도 사실은 여건이 되었다면 그런 집회에 참석했을 테니까
아이들은 전공이든 부전공이든 정치와 깊은 관계가 있다.
나또한 젊었을 때 당원에 가입하여 정당 활동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남편과 성향이 많이 다르다보니 결혼 초기부터 정치에 관해선 일체 언급을 피하고 살기로 하였다.
그 때문에 아이들은 내가 정치활동까지 했다는 것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그런데도 학보사를 하면서 정치부기자까지 하는걸 보면서 말을 하든 안하든 닮는다는 것을 알았다.
모름지기 가족이란 외모든 성향이든 닮아가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