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온 사랑

순례 2015. 10. 16. 14:42

많고 많은 밴드 중에 같은 밴드에서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만난 사람 

아픈 마음으로 며칠 만에 찾았을 때 
‘오랜만이시네요’ 
반기는 낯선 이의 한마디 

나도 모르는 타인의 한마디 말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자연스런 관심이 인연이 되었다 

오고 가는 댓글 속에 느껴지는 묘한 동질감 
남들이 사랑 타령할 때 나와는 먼 이야기였다 

어느 날 그가 없는 공백의 공간에서 문득 사랑임을 알았다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관심이 아닌 사랑이었음을 
숨기던 감정 고백하였을 때 
거절로 오해한 답글에 진심 담아 보낸 이별의 언어들 
속으로 울음 삼키며 마음 접으려 할 때 
보내온 한마디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요’ 

그렇게 시나브로 찾아온 사랑 
한사람 마음을 얻었을 뿐인데 
온 세상 다 얻은 듯 기쁨이 가득하다 

내가 지치고 힘들 때 내가 힘이 되었듯 
그가 지치고 힘들 때 그에게 힘이 되고 싶다 

사랑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힘들고 지쳤을 때 기댈 수 있으니까 
사랑은 역시 좋은 것이다 
기쁨과 슬픔 함께 나눌 수 있으니까 
나는 오늘도 이 가을도 그로 인하여 행복하다 

나에게 사랑은 이렇게 조용히 스며들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근하기 싫은 날  (0) 2016.01.14
가을과 겨울사이  (0) 2015.12.01
고속도로  (0) 2015.05.02
4월에  (0) 2015.04.26
덕풍천의 사계  (0) 201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