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밴드 중에 같은 밴드에서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만난 사람
아픈 마음으로 며칠 만에 찾았을 때
‘오랜만이시네요’
반기는 낯선 이의 한마디
나도 모르는 타인의 한마디 말이 위로가 되고 힘이 되고
자연스런 관심이 인연이 되었다
오고 가는 댓글 속에 느껴지는 묘한 동질감
남들이 사랑 타령할 때 나와는 먼 이야기였다
어느 날 그가 없는 공백의 공간에서 문득 사랑임을 알았다
지천명이 넘은 나이에 관심이 아닌 사랑이었음을
숨기던 감정 고백하였을 때
거절로 오해한 답글에 진심 담아 보낸 이별의 언어들
속으로 울음 삼키며 마음 접으려 할 때
보내온 한마디
‘나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요’
그렇게 시나브로 찾아온 사랑
한사람 마음을 얻었을 뿐인데
온 세상 다 얻은 듯 기쁨이 가득하다
내가 지치고 힘들 때 내가 힘이 되었듯
그가 지치고 힘들 때 그에게 힘이 되고 싶다
사랑한다는 것은 좋은 것이다
힘들고 지쳤을 때 기댈 수 있으니까
사랑은 역시 좋은 것이다
기쁨과 슬픔 함께 나눌 수 있으니까
나는 오늘도 이 가을도 그로 인하여 행복하다
나에게 사랑은 이렇게 조용히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