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은 기회에 희귀병을 앓는 아이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위해 언제 어디서나 마음대로 하는 히어로레이스에 참가하게 되었다 2천명에 한해 지난달 20일까지 신청하고 11월1일부터 15일까지 내맘대로 하는 레이스 나는 혼자 뻘쭘하게 뛰기도 뭣해서 딸의 동의를 구했더니 마침 함께 하자고 했다 그렇게 구매 신청을 하고 코스를 어떻게 정할까 하다가 일단 넓고 평평하며 볼거리도 많은 올림픽공원을 택하였다 달린다기보다는 산책 또는 모녀간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위함이다
그리하여 각자의 시간 조정을 통해 지난 일요일인 8일 몽촌토성역 1번출구를 통해 올림픽공원 정문에 들어서서 시작을 알리는 인증샷을 찍고 걸었다 기왕이면 안 가본 코스로 하여 오밀조밀 언덕을 오르기도 하고 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토성을 걷다가 잠깐잠깐 뛰기도 하면서 경치도 감상하였다 공원이 워낙넓기도 하지만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람도 참 많다 가족들끼리 나들이 나온 사람, 만추를 즐기러 나온 사람 등 각양각색이다 처음부터 달리기 한다기보다 모녀간 좋은시간 보낼생각이긴 했지만 10km가 딱 정해진게 아니고 걸음수로 2만보를 채우려니 걷고 뛰어도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다 차라리 10km를 확실히 정해놓고 뛰든지 걷던지 하는게 나을뻔했다 왜냐면 뛸 때가 오히려 걸음수 카운트가 잘 안 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에 넣고 걸을땐 걸음수가 누락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충 따졌을 때 4km를 1시간에 걷는다고 할때 2,3 시간이면 10km 충분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 거리가 만만치 않다 결국 4,5 시간이 걸려서야 겨우 마칠 수 있었다
다른 길로 돌아서 올 수도 있었지만 기왕이면 출발했던 지점에서 종료 인증샷을 하기위해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각자 또 같이 인증샷을 찍고 잠깐 마스크를 벗고 찍기도 하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불타는 듯한 새빨간 단풍도 보고 황금색 노란 은행나무도 보고 억새밭과 역사현장도 밟아보고 늘 옆으로 지나다니기만 했던 장미원에서 원없이 각 종류의 장미를 감상하는 눈호강도 누려보고 철지난 코스모스도 보며 덕분에 그 넓은 올림픽공원 구석구석을 돌아본 아주 즐거운 가을 나들이를 한 하루였다 다음에 또 기회가 주어진다면 조금 짧은 코스로 좀더 많은 여유 속에 만끽하는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